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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Co-Founder & CEO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마크비전의 CEO를 맡고 있는 이인섭(Mark)라고 합니다.

대표님을 뵈면 꼭 물어보고 싶었던게 있었습니다. 마크비전의 뜻이 뭔가요?

하하, 많이들 궁금해하시는데요. 제 영어 이름이 Mark 인것과는 관련이 없고요. 브랜드를 의미하는 Marque에서 Marq를 따오고, 시각화 된 이미지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술인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에서 Vision을 따와 마크비전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풀어주자면, 브랜드를 위한 컴퓨터 비전을 개발하는 회사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대표님의 경력이 다소 다채롭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꽤 다양했었네요. 처음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중앙은행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하버드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었는데, 전공을 살리고 싶었거든요. 그 이후에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에서 리크스 전담 부서에서 근무했어요. 이때 이커머스 사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어니스트펀드라는 스타트업에서 금융 플랫폼 전략을 짜며 창업팀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직접 작은회사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하다보니 창업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 뒤로 창업을 위해 공부를 더 하려고 로스쿨에 진학했고, 그러다 공동창업자인 DK를 만나 마크비전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조금 편한 삶을 살 수 있었을 화려한 경력인데, 왜 창업을 결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큰 기업들에서 일해보면서 느낀 건, 의외로 그 일들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았다는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에서 큰 동기부여를 느끼지 못한다는걸 빨리 깨닫기도 했고요. 어느새 제 목표가 그 조직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하면 그 조직에서 적당히 잘 지낼 수 있을까로 바뀌는걸 보면서 이미 앞으로의 미래가 보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은 뭐지?’, ‘내 일을 책임지고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것 같아요. 창업팀에 속하면서는 그 의미를 더 많이 깨닫기도 했습니다. 나에게 지분이 있고, 나에게 책임이 있고, 내가 하는 만큼 회사가 성장하는 걸 즐기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 ‘아, 나는 내 일을 직접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깨달았던 것 같아요.

왜 ‘위조상품'이었을까요?

저는 AI가 세상을 바꿀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러려면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데, 일반 대중을 고객으로 한 제품은 마땅히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로스쿨 생활을 하면서 브랜드들이 위조상품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기업들이 위조상품을 제거하는데 큰 비용을 내고 있으면서도 성과는 못 내고 있다는 것도 알았죠.
기존에는 기업들이 법무법인을 통해 위조상품 대응을 하고 있었어요. 당연히 비용은 매우 비쌌고, 사람이 하나 하나 발견해서 대응해야 하다보니 시간도 오래걸렸습니다. 실제로 한 위조상품 기업에게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소송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미 피해는 다 벌어지고,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이건 다른 위조업체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본보기'일뿐, 피해가 해소되지는 않아요.
기업들에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손해배상이 아니라 당장 위조상품을 커머스 플랫폼에서 빠르게 내리는 것이었어요. 이 일을 해낼 수 있는건 AI 뿐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팀원들과 이 문제를 해결하면 우리는 로켓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마크비전이 지금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들었어요.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첫 제품을 2020년 8월에 출시했는데, 고객이 단 곳도 없었습니다. 고객이 있는 상태에서 제품을 출시한게 아니라, 일단 제품을 만들고 고객을 찾기로 했던거였거든요. 그런데 제품을 출시하고 3개월이 지나도록 첫 고객을 찾지 못했습니다.
온 힘을 다 해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고객이 없는 건 정말 힘든 일이예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거라는 확신으로 팀과 달렸는데 당장의 성과가 나지 않으면 초조함은 배가 되기도 하죠.
그러다 3개월 후 첫 고객이 들어왔는데, 정작 이 고객은 우리의 제품이 100% 필요한 클라이언트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DK가 끈질기게 설득해서 이용해보기로 했던 고객이었죠. 덕분에 저희도 실제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험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저희도 본격적인 성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첫 고객사가 생기니, 그 다음부터는 이런 사례가 있다고 말하며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을 설득하는 일도 더 쉬워졌어요. 그러면서 기적적으로 우리가 알던 브랜드들로부터 협업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때가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내가 알던 유명 브랜드들이 우리와 함께 협업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니, 아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크비전이 해결해준 사례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작은회사의 사례가 하나 기억이 나는데요. 페이스쉴드 마스크를 만드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서 해외 펀딩 플랫폼에서 성공적으로 모집도 했고 생산을 넣기만 하면 되는 단계였어요.
그런데 생산을 넣고 보니 이미 아마존, 알리바바에서 완성품이 팔리고 있는겁니다. 본인들이 만들고 발주한게 아닌데 말이죠. 중국의 공장들은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와 속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미 좋은 아이디어는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위조상품들이 생산되고 있었던겁니다. 심지어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들도 그대로 다 베껴서 쓰고 있더군요.
저희가 사정을 듣고 도울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마크비전을 통해 위조상품을 제거했는데, 당시에 저희가 제거한 총 금액만 해도 3~400억원어치가 됩니다. 당연히 비용은 그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적은 비용이 들었고요.

마치 위조상품들을 해치우는 백신같은 기분입니다.

네 맞아요. 아마 바이러스처럼 위조상품들은 영원히 없어지지는 않을겁니다. 끊임없는 싸움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1년에 수백억을 쓰면서 위조상품과의 전쟁을 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인 것이죠.
저희가 전세계에 있는 모든 위조상품을 없앨수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저희도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브랜드들이 입는 피해를 계속 줄여나갈 수는 있어요. 셀러들의 패턴도 매번 달라지는데, 저희의 기술은 이를 발견하기도 하고 또 대응도 빠릅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셀러들은 지치게 되고, 그럼 점점 정품을 판매하는 곳이 자연스럽게 더 많이 노출되어요.
이것만으로도 브랜드는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보호할 수 있고, 이는 곳 브랜드가 계속해서 창작과 생산을 유지하게 되는 원동력이 됩니다.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 최근에는 콘텐츠에 대한 대응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마크비전의 서비스는 브랜드 제품을 위한 ‘마크커머스'와, 콘텐츠기업을 위한 ‘마크콘텐츠'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최근 한국 여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음악 등 다양한 K-콘텐츠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면서 인기 작품과 관련된 위조상품 유통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어요.
반드시 손에 잡히는 것들만 제품이 아니고, 한국은 콘텐츠와 같은 무형의 지적재산을 생산해내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것을 보호하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웹툰을 서비스하는 레진과, 케이팝 IP를 담당하는 YG플러스와 계약한게 대표적인 사례들이고, 실제 레진의 경우에는 한달 동안 4천개의 위조상품을 발견해서 약 900억원 규모의 위조상품을 제거하기도 했습니다.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종합 IP 플랫폼 구축을 해내고 싶습니다. 위조상품을 없애다보면, 결국에는 IP를 관리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관리부터 제거까지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할거라고 믿고 있어요. 실제로 고객들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직접 주시기도 합니다.
특히 기업이나 브랜드가 해외에 진출할 때는 IP 포트폴리오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마크비전을 통해 IP 출원 전략부터, 관리, 보호, 수익화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게 지금의 목표입니다. 화상회의 하면 Zoom, 클라우드 하면 AWS를 떠올리는것 처럼 IP 하면 마크비전을 떠올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원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금 실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가 로켓이라는 데에는 의심이 없어요. 그래서 훌륭한 분들을 꼭 모시고 싶습니다. 그리고 얻어낸 성과와 결실은 반드시 나누자는게 제 의지이고요.
스톡옵션 부여를 희망하시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어요. 제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을 때 최고의 성과가 나왔다는 걸 경험했듯, 이 곳에 합류하시는 분들에게도 같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경험도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B2B 기업들이 있지만, 저희처럼 외국기업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기업은 정말 드물어요. 이것만으로도 정말 유니크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업무부터 복잡한 업무까지 모두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의 문제와 엮여있다고 생각하면 모든 사람들의 업무가 중요하고, 또 이 업무들이 실제로 임팩트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내가 하는 작은 일이 어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만큼 성장하는 기분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이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